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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2026년 8월 26일 장 마감 후 2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매출 962억 달러, 전년 대비 106% 증가로 시장 예상을 넘겼습니다.
그런데 이번 발표에서 국내 투자자가 가장 눈여겨볼 숫자는 매출이 아닙니다. 부품 확보용 공급·생산 약정이 1,190억 달러에서 2,790억 달러로 늘었고, 그 증가분 대부분이 메모리 조달분이라는 대목입니다.
실적부터 정리하면
| 항목 | 실적 | 비고 |
|---|---|---|
| 매출 | 962억 달러 | 전년 대비 +106% |
| 영업이익 | 637억 달러 | |
| 조정 영업이익 | 639억 6,000만 달러 | 예상치 611억 9,000만 달러 상회 |
| 조정 매출총이익률 | 75% | |
| 데이터센터 매출 | 890억 달러 | 전년 대비 +117% |
성장을 이끈 것은 블랙웰 울트라 인프라 확대였습니다.
3분기 가이던스는 매출 1,080억 달러, 총이익률 74.0% 입니다. 이익률이 소폭 낮아지는데, 메모리 가격 상승을 반영한 수치입니다. 이 점은 뒤에서 다시 짚겠습니다.
회사는 2028년까지 70% 성장 가이던스를 제시했고, 중국 데이터센터 컴퓨트 매출은 아직 가이던스에 포함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실적이 좋았는데 주가가 빠진 이유
발표 당일 엔비디아는 -1.59% 하락한 209.66달러로 마감했습니다. 실적이 좋았는데 왜 떨어졌을까요?
실적이 장 마감 후에 발표됐기 때문입니다. 정규장 하락은 결과와 무관하고, 발표를 앞둔 관망세가 반영된 것입니다.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흐름이 바뀌었습니다.
| 종목 | 시간외 등락 |
|---|---|
| 엔비디아 | +4.71% (219.53달러) |
| SK하이닉스 ADR | +4.6% |
| 마이크론 | +3.8% |
| 샌디스크 | +3.8% |
메모리 관련 종목이 엔비디아만큼, 혹은 그 이상 올랐습니다. 시장이 이번 실적에서 무엇을 읽었는지 보여주는 반응입니다.
핵심은 공급 약정 2,790억 달러입니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중요한 숫자입니다.
부품 확보용 공급·생산 약정: 1,190억 달러 → 2,790억 달러 증가분 1,600억 달러의 대부분이 메모리 조달분
공급 약정이 무엇인지부터 정리하면, 미래에 부품을 확보하기 위해 미리 맺어두는 계약입니다. 이미 팔린 실적이 아니라 앞으로 사겠다고 약속한 금액입니다.
이 숫자가 분기 매출보다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매출은 지난 분기에 일어난 일이지만, 약정은 앞으로 일어날 일이기 때문입니다. 엔비디아가 메모리를 이만큼 확보하려 한다는 것은 그만큼 만들 계획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 메모리를 공급하는 회사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입니다.
3분기 총이익률 가이던스가 75%에서 74.0%로 낮아진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엔비디아가 메모리를 비싸게 사고 있다는 뜻이고, 파는 쪽 입장에서는 반대로 읽힙니다.
수요가 어디서 오는지도 구체적입니다
이번 발표에는 수요처가 숫자로 제시됐습니다.
- 오픈AI 오하이오 데이터센터(4.25GW) 에 최대 1,050억 달러 규모 보증 약정 체결. 이 인프라에서 향후 1,500억~2,000억 달러 규모의 엔비디아 매출이 나올 것으로 전망
- 아마존은 2029년까지 GPU 200만 개 구매 예상
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 투자가 계속 늘어나는 구도입니다.
메모리가 병목이 되고 있습니다
같은 주에 나온 마이크론의 발표가 이 흐름을 뒷받침합니다. 반도체 학회 ‘핫칩스 2026’에서 마이크론은 AI 산업의 주요 과제로 ‘메모리 장벽’ 을 지목했습니다.
첫째, 연산 성능이 메모리보다 빨리 좋아지고 있습니다.
AI 가속기 성능은 2년간 약 3배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HBM 속도 개선은 2배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계산은 빨라지는데 데이터를 실어 나르는 통로가 못 따라가는 상황입니다. 메모리 대역폭이 성능 향상의 발목을 잡는 구조입니다.
둘째, HBM을 만들수록 일반 D램이 부족해집니다.
HBM3E 생산에는 DDR5 대비 약 3배 많은 실리콘이 필요합니다.
같은 웨이퍼로 HBM을 만들면 일반 D램을 그만큼 못 만듭니다. HBM 증산이 DDR5 공급 부족을 심화시키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패키징 밀도가 높아지며 발열 문제도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공급이 빠듯한데 수요는 늘어나는 조건이 겹쳐 있습니다.
장비 시장 전망도 상향됐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반도체 전공정 장비 시장 전망을 크게 올렸습니다.
| 연도 | 전망치 | 성장률 |
|---|---|---|
| 2026년 | 1,630억 달러 | +39% |
| 2027년 | 2,230억 달러 | +37% |
주목할 점은 상향 폭입니다. 2025년 12월 대비 2026년 전망을 26%, 2027년 전망을 54% 올렸습니다. 기존의 낙관 시나리오가 이제 기본 시나리오가 됐다는 평가입니다.
상향의 중심에는 D램이 있습니다. 2026년 D램 장비 투자가 약 530억 달러로 70% 성장하고, 2027년에는 700억 달러로 33% 증가할 것으로 봤습니다. 장비업체들 사이에서는 2027년 D램 투자가 750억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거론돼 추가 상향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국내 증시는 어땠나
8월 26일 코스피는 +0.97% 오른 6,808P, 코스닥은 -0.03% 내린 826P였습니다. 10일 이동평균선 위에서 마감했습니다.
수급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 투자자 | 8월 26일 코스피 |
|---|---|
| 개인 | -2조 6,000억 원 |
| 외국인 | +1,196억 원 |
| 기관 | +9,000억 원 |
| └ 금융투자 | +8,328억 원 |
| 기타법인 | +1조 6,000억 원 |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섰습니다. 최근 며칠간 하루 4조 원 안팎을 팔던 흐름과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다만 규모는 1,196억 원으로 크지 않습니다. 하루 전환만으로 추세가 바뀌었다고 보기는 이릅니다. 며칠 이어지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종목별로는 건설·전력·지주가 강했습니다. 한미글로벌 +17%, 한전기술 +14%, 대우건설 +8%, 삼성생명 +8.6%, 현대건설 +7.5%, 한전 +6.4%, 두산에너빌리티 +6.3%, 삼성물산 +5.6%.
SKIET는 +30% 급등한 반면 SK이노베이션은 -10% 급락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이 SKIET를 흡수합병하기로 하면서입니다.
SKIET 합병이 남기는 교훈
숫자로 보면 이렇습니다.
| 항목 | 금액 |
|---|---|
| 2021년 공모가 | 10만 5,000원 |
| 청약증거금 | 80조 원 이상 |
| 2026년 합병가액 | 1만 4,783원 |
공모가의 7분의 1 수준입니다. 2021년 청약에 80조 원이 몰렸던 종목이 7년 만에 모회사로 흡수되는 결말입니다.
SK이노베이션이 2019년 물적분할했던 사업을 다시 흡수하는 구조이기도 합니다. 분리막 사업 부진과 주가 하락, 매각 시도가 이어진 끝의 결정입니다.
7월 PCE는 무난했습니다
| 지표 | 전월 대비 | 전년 대비 | 평가 |
|---|---|---|---|
| 근원 PCE | +0.2% | 3.3% | 예상 부합 |
| 헤드라인 PCE | +0.2% | 3.7% | 예상 소폭 상회 |
시장에 충격을 줄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미국 증시는 다우 -0.21%, 나스닥 -0.08%, S&P500 -0.02%로 사실상 보합 마감했습니다. 이번 주 내내 큰 폭의 등락 없이 좁은 범위에서 움직이는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오늘 볼 것
8월 27일 아침 기준 지표는 엇갈립니다.
- EWY -0.54% (다만 시간외 +3%)
- 코스피200 야간선물 +0.64%
정규장 마감 기준으로는 약세였지만, 엔비디아 실적 발표 후 시간외에서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확인할 것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메모리 대형주의 반응 — 공급 약정과 이익률 가이던스가 실제로 주가에 반영되는지
- 외국인 순매수 지속 여부 — 하루짜리 전환인지 아닌지
- 잭슨홀 미팅 — 케빈 워시 연설이 예정돼 있습니다
- 미국 장기금리 — 10년물 4.66%, 30년물 5.19%로 다시 소폭 올랐습니다
한편 최근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종목은 반도체가 아닌 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화장품(한국콜마·코스맥스·제닉)과 음식료(삼양식품·빙그레·롯데웰푸드)입니다. 섹터 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정리
- 엔비디아 2분기 매출 962억 달러(+106%), 조정 영업이익도 예상 상회
- 핵심은 공급 약정 1,190억 → 2,790억 달러, 증가분 대부분이 메모리 조달분
- 3분기 총이익률을 75%에서 74.0%로 낮춘 이유가 메모리 가격 상승
- 시간외에서 SK하이닉스 ADR +4.6%, 마이크론 +3.8%로 메모리가 더 크게 반응
- 마이크론은 HBM3E가 DDR5 대비 실리콘 3배를 쓴다며 공급 제약을 지적
- 모건스탠리는 2026년 D램 장비 투자를 +70% 로 상향
- 국내에서는 외국인이 하루 만에 순매수로 전환했으나 규모는 1,196억 원
숫자를 종합하면 수요는 약정으로 확인됐고 공급은 빠듯한 구도입니다. 다만 이런 조건이 주가에 얼마나 반영돼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고, 외국인 수급이 실제로 돌아섰는지는 며칠 더 봐야 확인됩니다.
본 글은 공개된 시장 데이터와 언론 보도를 정리한 것으로,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의 최종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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